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주도한 '한식세계화 사업'과 관련해 예산 일부가 부당 전용된 것이 감사원 지적으로 드러났다.

21일 감사원은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동사,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식세계화 지원 사업 집행실태' 감사 결과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 2월 말 국회가 '한식세계화 지원 사업 관련 감사요구안'을 가결함에 따라 진행됐다.

한식세계화 사업은 2008년 말 이 전 대통령이 "한식을 2017년까지 세계 5대 음식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뒤 영부인 김 여사가 한식세계화추진단의 명예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감사 결과 농식품부는 지난 2009~2012년까지 한식세계화 지원사업으로 편성한 예산 931억 원 중 704억 원만 집행하고 나머지 227억 원은 내역을 변경해 사용하거나 이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2011년 한식재단의 '뉴욕 플래그쉽 한식당' 개설비 50억 원은 신청자가 없어 사업이 무산됐는데도 50억 원의 사업비 중 잔액 49억6000만 원을 국회 보고 없이 농식품부 기술기획평가원 등의 연구용역비와 콘텐츠 개발 사업비로 전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초 예산내역대로 사용되지 못한 사유를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고가 국가계약법에서 40일로 돼 있음에도 규정과 달리 단 20일만 공고하고, 재공모 절차도 추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국회가 승인한 국가 사업에서 예산이 남을 경우에는 불용 처리하거나 국회 보고를 거쳐 다른 내역사업으로 변경 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문조리사 양성을 위한 '한식 스타셰프 과정'에서는 조리를 전공한 바 없는 대학생이나 조리 경력과 무관한 현직 공무원 등 선정기준에 부적합한 교육생이 선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또 농식품부가 브룩 쉴즈 등 유명 해외 여배우를 기용해 제작한 홍보물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홍보효과만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쉴즈의 사진 대부분이 고추장과 관련없는 사진임에도 "쉴즈가 고추장을 쇼핑하는 장면이 보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쉴즈가 잡채와 비빔밥을 만들기 위한 당면 등을 직접 골라 관심을 끌었다"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 등에게 국회 보고도 없이 사업을 변경하거나 비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예산 집행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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