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등 고발 vs 삼성물산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해명

역외 탈세를 근절하겠다고 펼친 박근혜 정부의 그물에 삼성물산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걸려들까. 정부와 삼성의 전면전이 될지 세간의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19일 경제개혁연대는 “2004년 삼성물산의 카작무스 헐값 매각 사건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 등 8명과 차용규 전 삼성물산 이사를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물산이 카자흐스탄의 구리 개발업체 카작무스의 지분을 막대한 이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매각해 1400억 원 가량의 손실을 입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2004년 당시 삼성물산의 등기임원으로 있었고, 현재도 삼성물산 주식 22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차 전 이사는 조세회피처에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 ‘페리 파트너스’의 100% 소유자다. 페리 파트너스는 카작무스의 지분을 삼성물산이 매각한 1년여쯤 뒤에 사들였다.

국세청은 지난 2011년 5월 차 전 이사에게 역외탈세 혐의를 적용, 1600억 원대 세금을 추징하려 했으나 과세적부심사위원회에서 일부 민간위원들의 반대로 불발된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이 회장은 차 전 이사 통해 1조 원대 해외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1995년 카자흐스탄 국영기업인 카작무스의 위탁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자회사인 삼성홍콩과 함께 카작무스의 주식을 사들였고, 결국 42.55%의 지분을 확보해 주요주주가 됐다.

이렇게 삼성물산이 10여년가량 공들인 카작무스는 2004년 6월께 막대한 수익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카작무스가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을 발표했고, 국제시장에서도 구리가격이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삼성홍콩은 2001년과 2004년 3차례에 걸쳐 카작무스 주식을 모두 매각한다.

경제개혁연대는 3차 매각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들은 “이 주식을 2003년 사퇴한 차 전 이사가 사들였는데 당시 매각 가격이 1만 9000원으로 주당 순자산가액인 4만 9000원 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물산과 삼성홍콩은 1416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이 사실은 당시에도 ‘헐값매각’을 일으킨 바 있다.

차 전 이사는 2005년 카작무스를 상장하고 2007년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그는 처분으로 1조 2000억 원대의 시세 차익을 남겼고, ‘카자흐스탄 구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007년과 2008년 차 전 이사를 세계적인 부자로 선정할 정도였다. 당시 <포브스>의 발표에 따르면 차 전 이사의 재산은 13억 달러로 이 회장(29억 달러)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22억 달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거부’로 화제가 됐다.

결국 이 회장은 배임혐의로, 차 씨는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당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영희 부소장은 “이 회장이 얼굴마담으로 차 전 이사를 앞세워 1조 원대의 해외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해왔다.

그러나 해외 탈세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고발을 보류해왔던 것. 그러나 최근 박 정부도 역외탈세 근절 의지를 밝히고 있으니 검찰도 국제공조를 통해 차 전 이사의 세금탈루 수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이 회장의 해외 비자금 실체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물산 측은 확인 결과  “비자금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차 전 이사와 이 회장은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해명했다.

카작무스의 지분을 차 전 이사에 팔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삼성물산이 거래할 당시 대표는 카작무스 경영진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대표가 차 전 이사로 바뀌어 있었다. 경제개혁연대에 수차례 방문하고 관련자료까지 보여주며 설명했는데 이제와서 왜 또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주요주주로 지분만 갖고 있었지 경영활동에도 참여할 수 없었고, 나중에는 배당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손실을 보더라도 매각해야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의혹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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