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투표 부당 개입과 이석채 회장이 말한 상생경영의 거짓 드러나"

그간 KT가 임금ㆍ단체교섭안 투표에 개입하는 등 노동 탄압에 대한 비난 여론이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해 KT의 불법적 선거개입과 노동탄압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앞서 KT 퇴출프로그램인 CP프로그램에 대해 대법원의 불법성 판결 등이 확인되면서 노동탄압 또한 재조명되기에 이르렀다.

지난 18일 전남 순천 경찰서에 따르면 KT노동조합 전남본부 소속 김모 조합원이 지난 17일 자신의 차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 10일 그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이번 임단협 찬반투표를 포함해 선거 때마다 KT가 부당하게 개입해 압력을 행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김 씨가 남긴 유서에는 "15년 동안 진행된 사측(KT)의 노조 탄압이 이제 끝났으면 한다"는 내용과 함께 KT의 부당한 개입에 대해 △KT노동조합 단체교섭 찬반 투표 후 검표가 두려워서 항상 사진으로 남긴다 △2010년, 2011년 투표 전 개인 면담 시 반대 찍은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 수 있으니 알아서 찍으라는 엄포(검표하면 다 나온다) △2013년도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00팀장은 직원들 모인 자리에서 똑바로 하라하면서 엄포를 놓는다. 뭐든 강압적이다 △반대표를 찍은 직원은 어김없이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다 등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이 유서는 또 "이런 현실 속에서 KT 노동조합원이 주권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겠는가?"라며 임단협 찬반투표 용지를 찍은 사진 위에 작성돼 있었다.

김 씨의 자살이 알려지자 KT 노동조합은 19일 성명서를 통해 "진상조사위원회를 확대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겠다. 찬반투표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면 노조에서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어떠한 정치적 조작과 모략은 간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KT 노조의 공식 발표는 경찰 조사가 완료된 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T 민주동지회도 즉각 "사측의 투표개입이 조합원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자주적인 선거를 되찾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이 말한 상생경영의 거짓 실상이 드러난 것"이며 "KT 직원들이 바보가 아닌데 실적부진만으로 해고할 수 있는 협약에 82% 이상 찬성으로 통과시킨 것은 얼마나 많은 협박과 강압이 있었을지 예상할 수 있다. 이석채 회장과 경영진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KT 측이 확인한 유서에는 개인의 부채 문제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개인적인 일 때문으로 그런 선택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 KT 본사 차원의 선거개입이나 노동탄압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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