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S전선과 상농전선, 엘엠더블유 3개사를 둘러싼 ‘짝퉁전선’ 논란에 LS그룹 구자열 회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LS전선 OEM업체인 상농전선이 LS전선 상표를 도용해 짝퉁 전선을 거래했다”, “짝퉁전선이 유통된 데에는 LS전선의 방조‧묵인이 있었다”, “상농전선과 LS전선은 범 LG家 관계에 있다”, “LS전선은 또, 납품수량을 속여 커미션 계약을 위반하고, 금액을 축소 지급했다” 등등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공방이다.

“브랜드를 도용했다는 것은 우리도 피해자라는 얘기”, “엘엠더블유 측에서 118억 원이라는 채권을 갚을 능력이 안 되니까 딴죽을 걸고 있는 것”으로도 이어진 짝퉁전선을 향한 엘에더블유(주)와 LS전선 각 측의 주장이 꼬리에 꼬리를 잇는 양 측의 주장에 사건의 해결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 LS그룹 구자열 회장 ⓒ뉴스와이어
앞서 지난달에는 JS전선이 납품한 제어 케이블이 원자력 발전소에 ‘불량 부품’으로 쓰여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JS전선은 LS전선의 자회사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3개사의 유통 구조를 보면, LS전선이 주문한 제품을 상농전선이 만들고 그 제품은 다시 LS전선이 검사한 뒤 상표를 부착해 엘엠더블유 등 고객사에 납품한다.

그러나 상농전선은 LS전선의 상표를 도용, 직접 고객사에 유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LS전선도 의도적으로 사실을 묵인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LS전선은 상농전선이 유통한 제품이 품질관리를 받지 않은 것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데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엘엠더블유 관계자는 “상농전선이 직접 고객사들에게 자사제품을 판매하려고 했으나 잠재적 불량에 대한 우려로 고객사들이 상대해 주지 않자 LS전선 상표를 도용해 거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엘엠더블유는 “LS전선 측에 상농전선의 불법행위를 중단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S전선은 지난해 2월 상농전선 측으로부터 협약서를 받는 등 경고조치를 했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엘엠더블유는 지난해 8월 상농전선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3월 상농전선과 상농전선 대표이사는 각각 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농전선 측은 1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상표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결과는 오는 9월 확정될 예정이지 아직 밝혀진 것이 아니다”며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정식 재판을 청구하는 등 대응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상표가 잘못 나간 부분은 인정하지만 의도적으로 행한 일이 아니다”며 “상표권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발생한 출하과정에서의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상농전선 측에 따르면 엘엠더블유의 행태에도 의구심이 든다.

상농전선 측은 "우리가 LS전선과 엘엠더블유 사이의 채권·채무 관계에 있는 사실을 모를 때, 엘엠더블유 측에서 납품을 대신해 줄 것을 요구해 놓고 그 업체에 가 사진을 찍어왔더라"고 의도적 행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3사 사이의 싸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엘엠더블유 관계자는 “짝퉁전선이 유통된 데에는 LS전선의 방조‧묵인이 있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 LS전선 검사담당자 A 씨도 상농전선의 불법행위가 계속돼 왔다고 증명해줬다”고 의혹에 힘을 더했다.

A 씨에 따르면 상농전선은 LS전선이 100톤을 발주하면 101~102톤을 만들어 남은 물량에 대해서는 자체 처리했다.

이는 다시 상농전선이 품질관리를 받지 않은 제품에 LS전선 상표를 달아 납품했다는 얘기가 된다. LS전선 측도 엘엠더블유의 주장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LS전선은 “짝퉁전선을 알고도 눈 감아줬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며 “엘엠더블유 측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브랜드를 도용했다는 것은 우리도 피해자라는 얘기”라고 반발했다.

▲ ⓒ뉴스와이어
LS전선, 짝퉁 알고도 묵인? vs 사업 어려워진 엘엠더블유의 억측

그렇다면, 엘엠더블유가 LS전선이 묵인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뭘까. 엘엠더블유 관계자는 “상농전선과 LS그룹이 범 LG家로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농전선에서 취급하는 아이템의 90%가 LG그룹에 납품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상농전선은 상농기업이 사명을 바꾼 것이다. 상농기업의 전신은 또, 희성그룹의 계열사인 희성전자다. 희성그룹은 구자경 LG명예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다.

LS그룹 역시 지난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된 회사다. 이처럼 상농전선과 LS그룹이 범 LG家로 엮여있어 비리를 눈감아 줬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상농전선 감사보고서는 “(주)LG전자와 중소기업계열화촉진법에 따른 장기 판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상농전선 측은 엘엠더블유에 대해 "이미 2003년 희성그룹에서 분리돼 현재는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반박했다.

또, "그들이 주장하는 권사영 회장이 금성사에 근무해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LG그룹에서 일한 사람은 모두 특혜를 받느냐"고 반문했다.

LS전선 역시 “엘엠더블유가 118억 원의 채무를 갚지 않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LS전선 측은 “그동안 엘엠더블유에 채무를 변제하라고 했지만 갚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방조‧묵인 논란에 대해서는 “엘엠더블유와 마찬가지로 상농전선도 우리와 오랜기간 거래한 업체이기 때문에 협약서로 넘어간 것”이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화두였던 것도 이유”라고 대응했다.

또, “현재는 협약서에 따라 고발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현 사장인 김 씨가 부친의 사업을 물려받으면서 경영의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채무가 갚기 힘드니까 때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LS전선의 주장에 대해서도 엘엠더블유 측은 “먼저 계약을 위반한 곳은 LS전선”이라고 맞불을 펴며 진실공방을 펴고 있다.

LS전선과 엘엠더블유는 2011년 12월 ‘LS전선이 고객사에 직접 제품을 납품해 이득을 보면 엘엠더블유에 마진의 50%를 수수료로 준다는 내용’의 커미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엘엠더블유 측은 “LS전선이 5개 업체를 4개 업체로 속여 커미션 금액을 축소 지급했다”며 “누락된 사실을 인지하고 지급 요청을 했으나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이들은 또, “엘엠더블유는 LS전선과 연간 400~500억 원을 거래했던 업체”라면서 “채권 118억 원은 2달 반이 밀려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거래가 중단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어 “LS전선은 그동안 90~120억 원 사이 자금은 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자사에서도 30억 원을 담보로 제공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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