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익 활로 모색…기업 정체성 모호 '우려'도

디자인=김승종 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오로지 식품으로만 승부해온 식품업체들이 최근 새로운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랜 경기 침체로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수익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회사들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하는 한편 완전히 다른 업종에 도전하는 기업도 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제과업체 오리온은 농협과 손잡고 식품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합작법인 '케이푸드'는 경남 밀양시에 1만9835㎡ 규모 식품공장을 내년 하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쌀과 잡곡 등 국산 농산물을 가공한 프리미엄 식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웅진식품은 최근 815 콜라 및 사이다를 내놓으며 탄산음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늘보리, 초록매실, 아침햇살 등으로 알려진 웅진식품은 작년 가야 F&B 인수합병을 통해 815 브랜드를 확보했다. 게다가 초콜릿과 껌 등을 생산하며 제과시장 진입도 시도하고 있다.

우유 소비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유가공 업체들 사정도 마찬가지다.

매일유업은 유아용품업체 제로투세븐과 커피전문점 폴바셋 등 신사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체험형 농장 상하농원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남양유업의 경우 커피와 외식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서울우유도 최근 디저트와 커피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회사도 있다. 빙그레는 CJ올리브영과 협업해 보디클렌저, 보디로션, 핸드크림, 립밤 등 화장품 4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CJ올리브영이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브랜드와 용기 디자인 등을 빌려와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내놓는 형식이다.

빙그레는 최근 소프트아이스크림 팝업스토어(임시매장)인 '소프트랩'(SOFT LAB)을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관에 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소프트아이스크림 원재료 제조·판매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올해 들어 콜드브루 커피와 코티지치즈를 출시하며 상품을 다양화했다. 지난 2011년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큐렉소를 인수한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노인요양전문 보바스병원 입찰에도 참여하는 등 건강 관련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야쿠르트는 자회사 능률교육을 통해 교육사업도 벌이고 있다.

SPC그룹 삼립식품은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한다. 제빵전문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SPC의 통일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달 2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그러나 특정 업종만 추구해온 식품업계의 사업다각화가 '문어발식 사업'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일각에선 식품업계의 다양한 변신이 기업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기 분야에 충실한 수직적 또는 수평적 다각화가 아닌, 사업의 타당성조차 고려하지 않은채 무작정 확장에만 열을 올리다 자칫 기업의 정체성이 훼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많은 식품회사가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라며 "시장 성장이 정체된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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