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상품 대부분 '재고떨이'?…할인폭↓·일부 매장에 국한

디자인=김승종기자

"대한민국을 들썩일, 경험하지 못한, 최대의 쇼핑관광축제가 시작된다"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목적으로 시작된 '코리아 세일페스타'가 한창이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행사는 이달 31일까지 열린다. 현재 ‘코리아 세일페스타'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온·오프라인 포함, 유통·제조·서비스 분야의 다양한 브랜드를 통틀어 약 300곳 이상에 육박한다.

정부는 행사 기간동안 업계의 일일동향 파악 및 실적집계, 현장점검, 고객대응 등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코리아 세일페스타 종합 상황실'을 출범시켰다. 산업부 1차관을 중심으로 총괄기획팀, 현장점검팀, 대외협력팀, 고객대응팀 등 소비자들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올해는 한국관광공사, 한국방문위원회, 코트라 등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유관기간들 중심으로 해외홍보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공을 들였다.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의 헛점을 개선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엿보인다. 

그러나 과연 국내를 들썩일만큼 쇼핑축제의 명성을 다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사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국내 소비자가 아닌 요우커를 위한 축제로 비춰진다. 여기에 서울 및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주민들에게는 행사 참여 기회가 현저히 낮다는 문제점도 보여진다. 

국내 소비자가 아닌 요우커를 위한 '그들만의 축제'

지금은 요우커 1000만 시대로 불리운다. 업계는 이들을 주목해 각양각색의 요우커 마케팅을 준비한지 오래, 중국의 국경절과 맞물린 시기에 개최하는 것도 그 일환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정부는 '쇼핑 관광 대축제' 라는 명목 하에 한류 콘텐트를 내세워 해외관광객의 팬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요우커가 1순위다. 관광업계에서는 올해 국경절에 방한할 요우커 규모가 지난해보다 4만명 늘어난 25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정부가 단순히 내수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열리는 행사일지라도 그 이면엔 요우커 수요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행사 시작 이후 요우커가 몰려든 일부 면세점과 백화점은 매출이 적게는 20% 많게는 40% 급증세를 보이며 초반 호조를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서울 명동 일대의 백화점은 요우커 특별 할인기간 및 외국인 특별 할인기간을 통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떠들석한 분위기와는 달리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코리아 세일페스타'가 그다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할인 품목은 대부분 '재고 떨이'에 불과했고 할인폭은 정기세일과 다를 것 없기 때문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공식 홈페이지 확인 결과, 9일까지 진행되는 '대규모 특별 할인기간'에 최대 80%할인하는 브랜드는 '이월상품' 이라고 고시돼 있다. 나머지 할인 품목을 따져봐도 10~30%에 불과했다.

게다가 일부 매장에 한해서만 진행해 혜택을 못 받는 지역이 대다수였다. '건국이래 최대 쇼핑할인 축제'라는 홍보글귀와 어울리지 않는 대목이다. 품목 다양화와 한류 축제 등 '볼거리' 풍성해졌지만 '살거리'는 없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역주민,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뭐에요?"…참여 기회 부족

서울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의 경우엔 아예 소외된 구역으로 볼 수 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관련된 수많은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에서의 인지도나 행사 진행과 관련된 보도는 미비한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열리는 행사 목적과는 달리 주요 백화점, 특히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서울의 축제'로만 보여질 뿐이다. 문제는 대형 백화점의 부재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이 행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참여기회가 적은 것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A씨는 "코리아세일페스타 현수막은 곳곳에서 봤지만 별로 관심이 없다"며 "뉴스에서 조금 나오는 것도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 이야기일 뿐 지방 사람들은 백화점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잘 모르다"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정부가 한류의 콘셉트로 외국인을 통한 내수 활성화는 좋은 목적일 수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행사로의 진입 이전에 국내 소비자, 특히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장치가 부족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 데이' 당시보다는 개선점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류를 내세운 쇼핑축제는 좋은 일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 언론의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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