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종합슈퍼마켓체인사업 부진···거액 손실 계상

디자인=김승종 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일본소매유통업계의 절대강자 세븐앤아이홀딩스가 비틀거리고 있다.

세븐앤아이홀딩스는 30일 2017년 2분기 연결순이익 전망치를 800억엔으로 전분기 대비 50%나 낮춰잡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대폭적인 실적전망치 하향 수정의 원인은 장기불황과 소비행태의 변화로 인한 백화점과 종합수퍼마켓체인사업의 부진을 감손처리한데 따른 것이다. 감손처리는 보유자산 가치나 투자사업의 수익 전망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 그 하락분을 특별손실로 회계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실적전망치 하향 수정을 초래한 백화점 사업은 구조조정의 와중에 있다. 세븐앤아이홀딩스 산하의 소고·세이부 그룹은 이미 치바현 카시와시 점등 4개 점포의 폐쇄를 결정했다. 잇딴 폐점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부문의 매출은 여전히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어 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122억엔의 감손손실을 반영한다.

세븐앤아이홀딩스는 2005년에 밀레니엄리테일링(현 소고·세이부 그룹)을 인수해 백화점 사업을 단번에 확장해 나갈 생각이었지만 오히려 이같은 대형 인수합병이 세븐앤아이홀딩스의 발목을 잡은 결과로 나타났다.  현재 일본에서 백화점 사업은 소비자의 절약지향이나 가치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구조적 불황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다른 원흉은 세븐앤아이홀딩스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이토요카도의 종합슈퍼마켓체인사업이다. 이토요카도는 불량재고 처분을 위해 하반기에 가격인하 등을 예정하고 있다. 이토요카도도 150억엔의 감손손실을 반영한다.

이토세븐앤아이홀딩스는 오는 2020년 2분기까지 이토요카도 40곳의 문을 닫는다. 일본전역의 181개 점포 중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올해 폐점하는 매장도 20여 곳에 달한다. 향후 신규출점도 매년 1개 정도로 제한할 예정으로 주로 실적이 저조한 점포와 노후화한 지방 점포를 없애고 도심지역에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재고감축이나 매장 폐쇄만으로 현재 백화점과 종합슈퍼마켓체인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과 종합슈퍼마켓의 부진은 일본의 인구구조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이후 꾸준히 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25.1%로 높아졌다. 총 가구수 가운데 1인 가구 비율도 이미 30%를 넘어섰다. 1인·고령자 가구가 늘면서 저가 대량 구매자를 겨냥한 종합슈퍼를 대신해 접근성이 높고 소량 구매가 가능한 편의점이 급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게다가 저출산으로 일본 내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저성장으로 저소비가 만연해지면서 백화점업계의 구조적 불황도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일본 백화점의 국내 매출 규모는 1991년 9조7130억 엔을 정점으로 급격히 하락해 2015년 7조 98억엔으로 쪼그라들었다. 

즉, 세븐앤아이홀딩스의 편의점 사업을 제외한 백화점과 종합슈퍼마켓체인사업이 부진한 것은 인구구조에 따른 소비패턴변화를 제때에 읽어내지 못한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오늘 10월 6일, 2016년 3-8월기 결산발표가 예정돼 있다. 스즈키 토시후미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사카 류이치 사장이 구조적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핵심사업에 대해 어떠한 개혁방안으로 다시금 성장스토리를 써나갈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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